헬라스적 사유가 연원하게 된 지리적, 역사적, 사회적, 경제적 배경을 검토하는 일이 헬라스 인들의 사유 형성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전제가 될 수 있다. 고대 헬라스 철학사가로 널리 알려진 거스리는 철학자들의 사색이 '기질, 체험, 앞의 철학들'에서 영향을 받은 산물이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헬라스적 사유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세계 질서와 명료성, 그리고 지적인 것에 대한 열정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한 민족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적 조건이 그들의 기질 형성과 사상적 조건을 규정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주장이다"
한 사물을 다른 사물과 대비해서 그 윤곽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조각 작품이라든가 건축물들 그리고 회화에서 나타나는, 어두운 구석이 배제되고 있는 그들의 시각과 밝은 색조들, 이 모든 것들은 헬라스라는 특유의 환경 조건이 만들어낸 부산물일 것이다. 여름날 구름 한 점 없는 대기 가운데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볕, 지중해의 햇빛은 겨울에조차 그 어떤 나라보다도 맑고, 투명하고, 강렬하다. 그 빛 속에서 헬라스인들은 직관적으로 이 세상의 '존재자들'을 보았던 것이다. 그것들은 바다, 태양, 하늘, 땅이라는 자연(physis) 가운데 둘러싸여 있었다. 그것들이 바로 물, 불, 공기, 흙이다. 그래서 헬라스인들은 그것들을 만물을 구성하는 아르케로서의 요소로 상정했던 것이다.
헬라스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왜 그들이 헬라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고립되어 머물지 않고 지중해 전 지역을 장악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했는지를 물어야만 한다. 이와 더불어 외부로 향하는 헬라스인들의 노력 가운데에서 그들의 문화와 문명이 싹텄다는 사실을 염두해두어야 한다. 그들이 처한 환경적 조건은 그들의 경제적, 종교적 사고를 규정해주었으며, 나아가 그 밖의 다른 많은 역사적 사실들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P20-22 <김재홍, 그리스 사유의 기원, 살림>에서 발췌 및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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